프랑스에서 집 크기를 가늠하는 방법으로, 창문과 문의 수를 세서 세금을 매기는 제도가 있었다고 한다.
이름하여 '창문세'
이상욱 교수는 과학이 여러모로 이 창문세를 닮았다고 한다.
< ..과학의 핵심은 너무나 복잡한 세계를 한꺼번에 이해하거나 설명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대신, 그 현상의 핵심을 잡아 그것을 우리에게 납득가능한 방식으로 설명하고 그러부터 세계를 통제할 수 있는 손잡이를 얻어내려는 노력이다...
...과학적 방법의 핵심은 복잡한 현상을 읽기 쉽게 만들어주는 것이다. 일단 이런 방식으로 읽기 쉽게 된 현상은 보다 추상적 이론화가 가능해지고 그를 통해 현상의 배후에 있는 원리를 파악할 수도 있다....
... 읽기 쉽게 만들어주는 과학의 힘은 대가가 있다.>
그 대가는 무엇일까? 이 교수는 역사에서 그 예를 끄집어내 들려준다.
<...역사적으로 과학은 식민지 경영을 보다 손쉽게 하기 위해 토착민의 지식을 억누르고 토지대장처럼 자국의 '읽기 쉬운' 문화를 강제하는 과정에 활용되었다>고. 게다가
<창문세가 (금을 적게 내기 위해 집 크기에 비해 창문을 적게 만듦으로써) 농민 건강에 예상치 못한 악영향을 끼친 것처럼, 식민지의 농업 생산력을 높이려는 과학적 개입이 농작물의 저항력을 약화시키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기도 했>단다.
(2011. 8. 29. 경향신문 과학오디세이 이상욱 한양대 과학철학과 교수의 글을 읽고.)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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